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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내 분수에 맞게, 나답게 살아요 |
얼마 전 후배가 저한테 그러더라고요. "선배님, 저는 진짜 노력하는데 왜 이렇게 제자리걸음일까요?" 그 말을 듣는데 순간 말문이 막혔어요. 저도 오십 평생을 살면서 수없이 들어온 말이거든요. "사람은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저는 이제 이 말에 고개를 갸웃하게 돼요.
노력하면 다 된다는 말, 진짜일까요
사실 노력한다고 다 이루어지면 세상 사람 전부 서울대 가고, 전부 부자가 됐겠죠. 저도 이 말을 그냥 "열심히 살아라"는 뜻으로 받아들이면서 살아왔어요. 그런데 오십 년을 살아보니 열심히 사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더라고요.
옛날에는 이 말이 조금은 통했을지도 몰라요. 정직하게 노력하면 어느 정도는 보상이 따라오던 시절도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고 생각해요. 노력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아졌어요.
회사는 절대 나만큼 나를 생각해주지 않아요
제가 직장 생활을 하면서 정말 많이 본 장면이 있어요. 이 회사에 뼈를 묻겠다는 각오로, 자기 인생을 다 바쳐서 일하던 동료가 사고나 병으로 쓰러지는 경우요. 회사는 처음엔 병가를 내줘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본인이 먼저 미안한 마음에 "제가 퇴사하겠습니다" 하고 말을 꺼내요. 그러면 회사는 "그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딱 한마디만 남기고, 바로 다른 사람을 뽑더라고요.
그 모습을 여러 번 보면서 저는 참 씁쓸했어요. 그렇게 몸 바쳐 일했는데, 회사 입장에서는 결국 대체 가능한 자리 하나였던 거죠. 이게 오늘날 현실이에요. 회사는 나를 가족처럼 생각해주지 않아요. 필요할 땐 쓰고, 필요 없어지면 미련 없이 다음 사람을 찾는 거예요.
그래서 저도 마음을 바꿨어요
이걸 알고 나서 저는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어요. 회사가 저를 끝까지 책임져줄 거라는 기대를 내려놓으니까요. 회사가 나가라고 하면 미련 없이 나가고, 그다음엔 또 나에게 맞는 다른 일자리를 찾으면 되는 거예요. 그게 요즘 현실에 훨씬 더 맞는 태도인 것 같아요.
예전에는 한 회사에서 정년까지 버티는 게 미덕이었다면, 지금은 그 회사가 나를 끝까지 지켜줄 거라는 순진한 기대 자체를 버려야 할 때인 것 같아요. 저를 지켜주는 건 결국 회사가 아니라 제 건강, 제 태도, 제가 쌓아온 능력이더라고요.
그렇다고 회사 일을 대충 하라는 뜻은 아니에요. 맡은 일은 성실하게 하되, 내 인생 전부를 회사에 저당 잡히지는 말자는 거예요. 회사와 나 사이에도 적당한 거리, 적당한 온도가 필요하더라고요.
제 분수에 맞게 사는 게 진짜 정답 같아요
요즘 제가 내린 결론은 이거예요. 어느 시기든, 어느 상황이든 제 분수에 맞게 사는 것. 무리해서 남들 속도에 맞추려다 보면, 또 회사에 다 바치다 보면 결국 지치고 무너지기 마련이에요. 저는 이제 제 체력, 제 형편, 제 마음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하려고 해요.
이게 게으르다는 뜻은 절대 아니에요. 오히려 제 상황을 정확히 알고, 거기에 맞는 속도로 나아가는 게 더 오래, 더 건강하게 갈 수 있는 방법이라는 걸 이제는 알아요. 젊을 때는 몰랐는데, 50대가 되니 몸으로 배운 진리 같아요.
시작선이 다른 걸 인정하는 것부터
솔직히 말하면 잘사는 집 자식과 그렇지 않은 집 자식은 출발선 자체가 달라요. 이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에요. 같은 만큼 노력해도 결과가 다를 수밖에 없는 구조인 거죠. 그런데 저는 이걸 억울해하기보다는 인정하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어요.
남과 비교하면서 "나는 왜 저만큼 못하지" 자책하는 대신, 제게 주어진 환경 안에서 제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기로 했어요. 그게 저를 지키는 방법이더라고요. 남의 인생 속도표를 내 인생에 갖다 대는 순간, 저는 늘 부족한 사람이 되더라고요.
우리에게 맞는 인생을 살아요
결국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거예요. 회사가 나를 끝까지 지켜줄 거라는 기대도, 남의 기준에 나를 맞추려는 애씀도 이제는 내려놓으세요. 나가라면 미련 없이 나가고, 다시 나에게 맞는 자리를 찾으면 돼요. 그게 요즘 현실과 가장 잘 맞는 태도인 것 같아요.
50대 여러분, 지금까지 충분히 열심히 살아오셨잖아요. 이제는 조금 힘을 빼고, 내 속도에 맞게, 내 분수에 맞게 걸어가는 연습을 해봐요. 저도 오늘부터 그렇게 살아보려고요. 편안하게, 우리답게 나이 들어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