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국어 통역사가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언어 안 헷갈리세요?"의 진짜 답

3개 국어 통역사의 좌충우돌 언어 스위치 극복기
3개 국어 통역사의 좌충우돌 언어 스위치 극복기

여러분은 하루에 두세 가지 다른 일을 동시에 처리하다가 정신이 하나도 없었던 적 있으세요? 저는 그게 매일이었어요. 3개 국어를 넘나들며 통역을 하다 보면, 사람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이 있어요. "언어가 헷갈리지 않으세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헷갈렸어요. 그것도 아주 심하게요. 오늘은 제가 3개 국어 사이에서 정신없이 헤매던 시절 이야기, 그리고 그걸 어떻게 극복했는지 풀어보려고 해요.

■ 한 문장 안에서 언어가 섞이던 시절

처음 3개 국어를 동시에 다루기 시작했을 때, 저는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A언어로 말하다가 나도 모르게 B언어 단어가 튀어나오고, 급하게 정정하려다 보면 이번엔 C언어 표현이 섞여 나오기도 했어요. 특히 하루에 여러 언어로 연달아 통역을 해야 하는 날이면, 머릿속에서 언어 스위치가 제때 전환이 안 되는 느낌이었어요. 회의실에 들어가기 전까지 계속 "지금부터는 이 언어다"라고 스스로에게 되뇌어야 했을 정도였습니다. 심지어 잠깐 화장실에 다녀오는 짧은 시간에도 머릿속으로 다음 언어를 준비하느라 바빴어요.

■ 뇌가 언어를 헷갈려하는 순간의 당혹감

한번은 오전에 한 언어로 통역을 하고, 오후에 바로 다른 언어로 넘어가야 하는 일정이 있었어요. 오전 통역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오후 자리에 앉았는데, 첫 문장을 시작하자마자 오전에 썼던 언어의 단어가 튀어나와 버렸어요. 상대방은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고, 저는 순간 얼굴이 빨개졌습니다. 그 자리에서 바로 정정했지만, 그날 이후로 저는 언어 전환에 대해 완전히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 저만의 언어 전환 루틴을 만들다

그 뒤로 저는 언어를 바꾸기 전에 반드시 거치는 저만의 루틴을 만들었어요. 다음 통역 언어로 된 짧은 문장이나 인사말을 마음속으로 몇 번 되뇌면서 머릿속 스위치를 미리 켜두는 거였어요. 예를 들어 다음 일정이 다른 언어라면, 이동하는 차 안에서부터 그 언어로 혼잣말을 하듯 중얼거리곤 했어요. 사람들이 보면 이상하게 여길 수도 있었겠지만, 저에게는 꼭 필요한 준비 과정이었어요. 이 루틴을 만든 뒤로는 언어가 섞여 나오는 실수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 주변 동료들도 다 겪는 일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이런 언어 뒤섞임은 저만 겪는 일이 아니었어요. 저와 함께 일하던 다른 다국어 통역사들도 다들 비슷한 경험을 하나씩 갖고 있었어요. 쉬는 시간에 모여서 그런 실수담을 나누다 보면 서로 위로가 되기도 하고, 웃음이 터지기도 했어요.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싶은 그 안도감이, 다음 현장에 나갈 때 마음을 한결 가볍게 만들어줬어요.

■ 완벽한 다국어 구사는 없다는 걸 인정하기

시간이 지나면서 저는 한 가지를 깨달았어요. 아무리 능숙해도 여러 언어를 동시에 다루는 사람에게 언어가 섞이는 순간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는 거예요. 오히려 그걸 인정하고 나니 마음이 훨씬 편해졌어요. 완벽하게 안 섞이려고 애쓰기보다, 섞였을 때 얼마나 자연스럽게 정정하고 넘어가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거든요. 실제로 경력이 오래된 선배 통역사들을 보면, 언어를 아예 안 섞는 사람보다 섞였을 때 표정 하나 안 바뀌고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사람이 더 프로처럼 보였어요. 이 마음가짐이 바뀌고 나서부터는 실수해도 예전만큼 당황하지 않게 됐습니다.

■ 지금의 저에게도 이어지는 교훈

이 경험은 통역 일을 그만둔 지금도 저에게 남아있는 교훈이에요. 새로운 걸 배우거나 낯선 환경에 놓일 때, 완벽하게 헷갈리지 않고 처음부터 잘 해내려는 마음이 오히려 저를 더 긴장시킨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보다는 헷갈리고 실수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그때그때 저만의 루틴이나 방법을 찾아가는 게 훨씬 도움이 되더라고요.

요즘 블로그를 하면서도 비슷해요. 처음엔 사진 넣는 순서도 헷갈리고, 검색 설명 쓰는 것도 자꾸 틀렸어요. 태그 다는 것도, 발행 시간 맞추는 것도 처음엔 다 낯설고 헷갈렸습니다. 그런데 그때마다 저만의 순서를 하나씩 정해두니 점점 편해지더라고요. 지금은 눈 감고도 할 수 있을 만큼 익숙해졌어요.

여러분도 지금 뭔가 새로운 걸 시작하시면서 자꾸 헷갈리고 실수하신다면, 그건 잘못하고 있는 게 아니라 그냥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걸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도 3개 국어를 매끄럽게 넘나들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으니까요. 여러분만의 루틴을 하나씩 만들어가시길, 오늘도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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