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도 아닌데 걸음걸이까지 다듬었다? 3개국어 통역사가 되기까지 걸린 2년

50대에 돌아보는 나의 통역사 시절
50대에 돌아보는 나의 통역사 시절

여러분은 어릴 때 품었던 꿈, 정말로 이루신 적 있으세요? 저는 있어요. 어릴 때부터 제 꿈은 통역사였고, 정말 신기하게도 어른이 되어서 3개 국어로 통역을 하는 사람이 됐거든요. 그런데 요즘 통역을 준비하시는 분들 얘기를 듣다 보면, "어머, 지금은 이렇게 준비하는구나" 싶어서 격세지감을 느낄 때가 많아요. 저 때와는 공부하는 방법도, 현장에 나가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심지어 통역사라는 직업을 대하는 마음가짐까지 참 많이 달라졌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제가 통역사가 되기까지 걸어온 길, 그리고 그때와 지금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한번 풀어보려고 해요. 저처럼 50대에 접어들어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시는 분들이라면 공감하실 부분이 있을 거예요.

■ MP3 하나로 버틴 독학 시절

제가 통역을 준비하던 시절엔 유학이란 게 지금처럼 흔하지 않았어요. 학교에서 배운 지식이 사실상 전부였죠. 그래서 저는 MP3 하나를 들고 다니면서 귀에 이어폰을 꽂고 살았습니다. 걸으면서도 듣고, 밥 먹으면서도 듣고, 심지어 자기 전에도 들었어요. 필름이 들어있는 옛날 테이프로 공부하던 기억도 아직 생생하고요. 지금 생각하면 참 아날로그스러운 방법인데, 그 시절엔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어요. 요즘처럼 유튜브에 검색만 하면 좋은 자료가 쏟아지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되죠.

■ 합격은 시작일 뿐, 진짜 관문은 2년 교육이었다

그렇게 혼자 씨름해서 시험을 봤어요. 그런데 시험에 합격했다고 끝이 아니었습니다. 거기서부터가 진짜 시작이었어요. 합격 후 2년 정도 전문적인 교육을 받아야 했고, 그 과정을 또 통과해야 비로소 현장에 투입될 수 있었거든요. 지금 돌이켜보면 이 구조 자체가 참 엄격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 글로 배우는 것보다 무서웠던 실전 연습

이 2년이라는 시간이 정말 만만치 않았어요. 이론이나 글로 공부하는 건 그래도 견딜 만했는데, 문제는 실전 연습이었습니다. 교육 과정의 절반 이상이 실전 훈련이었고, 난이도도 장난이 아니었어요. 실제 통역 상황을 그대로 재현해놓고 반복하고 또 반복했거든요. 말 한마디 틀리면 처음부터 다시, 표정 하나 어색하면 또 다시였어요.

■ 걸음걸이까지 다듬던 그 시절 통역사들

그때 함께 훈련받던 통역사들을 보면 직업의식이 정말 투철했어요. 지금처럼 2~3개월 교육받고 바로 실전에 나서는 경우는 거의 없었거든요. 심지어 모델도 아닌데 걸음걸이 하나까지 다듬던 사람들이었어요. 말투, 자세, 태도 하나하나가 전부 훈련의 대상이었던 거죠. 그때는 통역이라는 직업 자체가 아무나 쉽게 할 수 없는, 오랜 훈련이 쌓여야 인정받는 자리였습니다.

■ 요즘은 용역으로, 그때그때 필요할 때

요즘은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고 하더라고요. 예전처럼 정해진 교육 기관에서 오랜 시간 준비하기보다, 필요할 때 용역이나 에이전시를 통해 그때그때 사람을 구하는 방식이 많아졌대요. 나쁘다는 게 아니라, 그냥 정말 많이 달라졌구나 싶어서 새삼스러운 거예요.

■ 그 2년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어요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사실 통역 얘기만 하려던 건 아니에요. 뭔가를 제대로 익히려면 결국 시간과 반복이 필요하다는 걸, 저는 그 2년의 훈련을 통해 몸으로 배웠거든요. 통역 현장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터져도 크게 당황하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것도, 결국 그 기초 훈련이 몸에 배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저희 나이대에 새로운 걸 배우거나 준비할 때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빨리 되는 것도 물론 좋지만, 결국 오래 남는 건 그 과정에서 차근차근 다져진 기본기더라고요.

요즘 은퇴 준비하시면서 새로운 걸 시작하시는 분들 많으시잖아요. 저도 이 나이에 컴퓨터 하나, 블로그 하나 배우는 데 몇 달이 걸렸어요. 유튜브 보고 따라 하고, 안 되면 또 찾아보고, 그렇게 반복했습니다. 조급해하지 마세요. 예전 통역사들이 걸음걸이 하나까지 다듬어가며 실력을 쌓았던 것처럼, 우리도 지금 시작하는 그 무엇이든 꾸준히 반복하다 보면 분명 몸에 남습니다. 오늘도 하나씩, 차근차근 해나가시길 진심으로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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