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 앞에서도 다시 자판 앞에 앉는 이유

 

거절 앞에서도 다시 자판 앞에 앉는 이유
50대 직장인 힘겨운 하루

거절 두 번, 그래도 나는 오늘도 씁니다

돋보기 안경을 써도 눈이 침침한 나이가 됐다. 그런데도 나는 매일 이 자리에 앉는다. 노트북 앞에 앉아 글자를 하나씩 눌러 담는 이 시간이, 내가 아직 살아있고 쓸모있는 사람이라는 걸 스스로에게 증명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나는 왜 이렇게까지 하고 있을까. 오늘은 그 이야기를 좀 해보려 한다.

애드센스는 벌써 두 번 나를 거절했다. 그래도 나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1포씩 써왔다. 솔직히 어떤 날은 이 짓을 왜 하고 있나 싶기도 하다. 매일 아침 눈뜨면 오늘은 뭘 쓰지 고민하고, 사진 고르고, 문장 다듬고. 그렇게 공들여 올려도 결과는 또 거절. 메일함에 뜬 그 짧은 몇 줄을 읽는 순간, 며칠 동안 쌓아온 마음이 한꺼번에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사소한 다툼 하나에도 마음이 와르르 무너지는 날

어제는 매장에서 아주머니 몇 분이랑 언성이 오갔다. 별것도 아닌 일이었는데, 그 순간엔 서러움이 확 올라오더라. 지금 생각하면 나도 좀 예민해져 있었던 것 같다. 거절당한 마음을 어디 풀 데가 없으니, 애먼 데서 감정이 터진 거겠지. 평소 같으면 웃으며 넘겼을 말 한마디가, 그날따라 유독 가슴에 콕 박혔다.

거기다 낮 기온은 30도를 훌쩍 넘고, 뭘 해도 다 마땅찮은 그런 날이었다. 이런 날은 그냥 다 내려놓고 싶어진다. 블로그도, 애드센스도, 다 부질없다 싶고. 집에 돌아와서도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다. 이 나이에 내가 뭘 하겠다고 이러고 있나, 그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거절 뒤에 따라오는 진짜 감정, 불안

솔직히 말하면 거절 자체보다 더 힘든 건 그다음에 스멀스멀 올라오는 불안감이다. '나 이제 뭘 해도 안 되는 나이인가.' 젊었을 때는 실패해도 다시 하면 되지 싶었는데, 지금은 그 실패 하나하나가 훨씬 무겁게 느껴진다.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는 조바심 같은 것도 있고, 이 나이에 새로운 걸 시작한 내가 무모했나 싶은 마음도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런 마음을 하루쯤 앓고 나면 또 이렇게 자판 앞에 앉아 있다. 오기라고 해야 하나, 미련이라고 해야 하나. 애드센스 승인 받겠다고 버티는 이 마음의 밑바닥에는 사실 이런 불안감이 깔려 있다는 걸, 나는 이제 굳이 숨기지 않으려고 한다. 불안하면서도 계속 쓰는 것, 그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니까.

그래도 나는 이렇게 스스로를 다독인다

애드센스 승인은 원래 콘텐츠가 쌓이고, 블로그의 색깔이 분명해지고, 방문자들이 진짜 오래 머무는 글이 늘어야 열리는 문이라고 하더라.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라는 걸 머리로는 알면서도, 마음은 자꾸 조급해진다. 그럴 때마다 나는 처음 이 블로그를 시작했던 이유를 다시 떠올린다. 돈을 벌고 싶어서 시작한 것도 맞지만, 그보다 먼저 내 이야기를 남기고 싶었다. 은퇴를 앞두고 흔들리는 마음, 연금 하나하나 알아가는 과정, 제주에서 살아온 세월. 이런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작은 위로가 될 수도 있겠다 싶어서 시작한 일이었다.

그 마음을 떠올리면 조금은 마음이 가라앉는다. 승인이 언제 날지는 모르지만, 내가 오늘 쓴 이 글 한 편은 어디 가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을 테니까. 조회수가 적어도, 댓글이 없어도, 이 글을 쓰는 동안만큼은 내 마음이 정리가 된다.

내일 아침에도 1포는 올라간다

기분이 바닥을 쳤던 어제도 지나갔고, 오늘도 이렇게 글 한 편을 써냈다. 잘 쓴 글인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이 글에는 오늘 내가 진짜로 느낀 마음이 담겨 있다. 화려한 문장보다, 이런 진짜 마음이 결국은 사람 마음을 움직인다고 나는 믿는다. 검색엔진도 결국은 이런 진짜 경험, 진짜 감정이 담긴 글을 더 오래 읽히게 해준다고 하지 않던가.

내일 아침에도 나는 또 1포를 올릴 것이다. 거절이 세 번, 네 번 더 온다 해도, 나는 이 자리에 계속 앉아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글 쓰는 시간이 나에게는 살아있다는 증명이니까. 오늘 하루도 나는 나답게, 내 속도대로 버텨냈다. 그거면 충분하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 중에도, 뭔가 열심히 하는데 자꾸 벽에 부딪히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오늘 하루만큼은 스스로를 너무 다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는 이미 매일 아침 다시 일어나 앉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하고 있는 거니까.

거절 앞에서 내가 스스로에게 다짐한 것들

이번 거절 이후로 나 나름대로 몇 가지를 다짐했다. 첫째, 하루 1포는 계속 지킨다. 글이 짧든 길든, 잘 썼든 못 썼든 상관없이 일단 쓴다. 둘째, 결과에 너무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조회수가 오르내리는 걸 하루하루 확인하면서 마음 졸이는 것보다, 한 달, 두 달 단위로 흐름을 보기로 했다. 셋째, 오늘처럼 힘든 날은 힘들다고 솔직히 써도 괜찮다고 나 자신에게 허락해주기로 했다. 완벽한 정보성 글만 쓸 필요는 없으니까.

돌이켜보면 나는 평생 남 앞에서 힘든 티를 잘 안 내고 살아온 사람이다. 그런데 이 블로그를 쓰면서부터는 조금씩 내 안의 진짜 마음을 꺼내놓게 됐다. 거절당해서 속상하다, 불안하다, 오늘은 유독 다 귀찮다. 이런 말을 글로 적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는 걸 나이 예순 가까이 되어서야 알게 됐다.

그러니 오늘의 이 거절도, 어제의 그 다툼도, 결국은 지나갈 일이다. 내일 아침이 되면 나는 또 커피 한 잔 내려놓고 노트북을 켤 것이다. 그렇게 하루하루 쌓인 글들이 언젠가는 애드센스 승인 메일로, 혹은 그보다 더 값진 무언가로 돌아올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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